【뉴스라이트】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우승상금 6억 원)’에서 박성현이 우승을 거두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은 박성현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유소연(28),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연장전에 나섰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하타오카를 따돌린 박성현은 16번 홀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54만7500달러(약 6억1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2차 연장전에서는 유소연(28)의 7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를 지켜 보던 박성현(25)은 크게 심호흡을 한 후 3m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그린을 직진하던 공은 그대로 홀 컵에 빨려들었다.
우승이 결정된 순간 ‘포커페이스’ 박성현이 눈물을 보였다. 얼굴을 감싸더니 캐디를 껴 안았다.
박성현은 “오늘 보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잘돼 꿈만 같다”며 "마지막 퍼트를 하고 눈물이 난 건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감동이 올라와 울컥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워터해저드에 공이 빠진 16번 홀에서 그림 같은 로브샷을 성공시킨 장면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올해 부진을 한 방에 날린 이 ‘위닝샷’은 1998년 US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 내어 우승한 박세리의 데자뷰 샷이었다.
LPGA 투어 관계자는 박성현의 16번 홀 샷에 대해 “1998년 US오픈 때의 박세리의 샷이 떠 올랐다”며 “당시 박세리의 ‘맨발 샷’은 경제 위기의 한국 국민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묘사했다.
박성현은 2017년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후 신인상, 상금왕, 올해의 선수 3관왕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단숨에 슈퍼스타로 발돋움 했다.
그러나 박성현은 올해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 3월 KIA 클래식과 4월 LA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월 텍사스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부활하는가 싶더니, 또다시 3개 대회에서 연달아 컷 통과에 실패했다. 그 세 차례 컷 탈락에는 지난해 우승했던 US오픈도 포함돼 있었다.
그 사이 지난해 1위였던 상금 순위는 35위로 떨어졌으며, 라운드 당 퍼트 수도 30.3개(106위)로 늘어나 부진이 계속됐다.
최근 퍼터와 퍼트 루틴에 변화를 준 박성현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하다. 4라운드를 하면서 퍼트 수가 27-29-31-27개로 라운드당 28.5개로 줄었다.
박성현의 팬들은 "올해는 프로골퍼들이 의례 겪는다는 ‘2년차 징크스’를 깨고 박성현이 다시 도약하길 바란다"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