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트 = 조용은 기자】
이른바 '양예원 스튜디오 성추행'이라 불린 사건의 피해자인 유튜버 양예원 씨가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해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최 모씨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제 2회 공판기일에 양예원 씨는 피해자 증인신문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양혜원 씨는 증인신문을 통해 “지난 2015년 8월 29일 비공개 촬영 당시, 최 씨로부터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면서 “사진을 클로즈업하겠다며 직접 가까이 와 의상을 고쳐주는 척하며 중요 부위를 만졌다”라고 주장했다.
‘자발적으로 촬영회에 참석했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힘든 기억이지만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던 선택”이라면서 “지방에서 대학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학비를 포함해 생활비까지 충당하려면 최소 500만원 이상이 필요해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높은 촬영회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판사가 마지막 하고싶은 말을 묻자 양 씨는 “저는 배우 지망생이었고 지금도 미련이 남을 정도인데 당시 22살 때 이력서 한 번 잘못 넣었다”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도 25살인데 여자로서의 인생을 포기해야 할 만큼 전국민에게서 ‘양예원은 살인자다, 거짓말쟁이다, 꽃뱀이다, 창녀다’ 이런 얘기를 듣는다. 앞으로 대단한 것을 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인해 양예원 씨의 사진을 유출한 혐의로 5차례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던 40대 스튜디오 실장 정모 씨가 지난 7월 9일 한강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사대교 근처에서 발견된 정모 씨의 차량 안에는 정 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는데, 거기에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양예원 사진 유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5월 17일 유튜브 닉네임 '비글커플' 양예원 씨가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양혜원 씨는 3년 전 비공개 촬영회 '연애직캠'에 출연해 음란한 자세로 촬영을 강요당했고, 첫 촬영 이후 그만 두려고 했지만 이미 찍힌 사진의 유포가 걱정되어 총 5차례 촬영에 응했다가 찍힌 사진이 유출됐다고 호소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2015년 한 아르바이트 구직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에 지원해 '실장님'이라고 불린 사람과 계약했다.
하지만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20명 정도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노출이 심한 속옷만 입고 강압적인 사진 촬영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양예원 씨가 들어서자 스튜디오의 문에는 이중삼중 자물쇠가 채워졌고, 밀폐된 공간에는 여성 스태프 하나없이 20 명의 남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으며 정모 실장이 일반적인 속옷도 아닌 성기가 보이는 포르노용 속옷을 건네며 입고 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촬영을 거부하자 실장이 "너 때문에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하고 고소할 거다. 내가 아는 PD, 감독들에게 다 말해서 널 배우 데뷔도 못하게 만들어 버릴거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양 씨는 '오늘만 참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지만, 문제의 남성들은 포즈를 잡아 주겠다며 자신의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는 것.
양 씨는 이후 신고도 하지 못한 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았지만,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 없었고, 늘 불안에 떨다 결국 배우의 꿈도 버렸다며 울먹였다.
그러던 지난 5월 8일 한 야동 사이트에 양예원 씨의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퍼진 사진을 본 수많은 사람들의 성희롱 메시지가 이어졌고, 남자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의 SNS에 해당 사진이 캡쳐되어 보내지기도 했다.
이에 양예원 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25일 양예원 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스튜디오 정모 실장과 양 씨가 3년 전에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양예원 씨의 일방적인 성추행 주장에 의문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25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스튜디오 정모 실장은 지난 2015년 7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두 사람이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복원했는데, 그 대화 내용을 보면 양예원 씨가 모델 모집 공고를 보고 정모 실장에게 먼저 연락한 후 7월 8일 첫 촬영 약속을 했고, 9월 18일까지 총 13회나 약속을 잡았다고 전했다.
또한 양 씨가 촬영 약속을 잡아달라고 먼저 대화를 건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양예원 씨는 두번 째 촬영을 마친후 6일 뒤인 7월 27일 "이번 주에 일할 거 없을까요?" 라고 정모 실장에게 먼저 연락했다. 이에 정모 실장은 시간이 되는 요일을 말해 달라고 했고, 양 씨는 "화, 수, 목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약 30분이 지난 후 양예원은 "죄송합니다. 저 그냥 안할게요. 사실은 정말 돈 때문에 한 건데 그냥 돈 좀 없으면 어때요. 그냥 안 할게요. 갑자기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서약서는 잘 챙겨 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취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정모 실장이 통화를 요청했고, 두 사람은 다시 촬영 약속이 확정된 듯한 대화를 했다.
이후 8월 1일에 다시 양 씨는 "다음 주 평일에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몇 번 더 하려구요. 일 구하기 전까지... 일정 잡아 주실 수 있나요?" 라고 정모 실장에게 연락했다.
또 8월 27일에도 연락해 "이번 주 일요일 아침에 학원비를 완납을 해야 해요. 그래서 그 전까지 한번은 더 해야 부족한 돈을 채우거든요. 만약 일정이 너무 안 난다면 그 다음 주에 하는 걸로 하고 미리 가불되나 물어 보려고요. 그렇게도 안 되면 무리하게 일정 잡아주시면 안될까요. 이도저도 안 되면 할 수 없지만요" 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9일 미사대교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정모 실장은 이전에 머니투데이를 통해 "대부분 그 친구(양 씨)한테 먼저 연락이 와서 돈이 필요하다고 잡아달라고 했다. 시간당 10만~15만원 정도를 줬다"며 "촬영은 총 13번까지 진행됐다. 나는 촬영을 많이 안 잡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합의된 촬영이었고 컨셉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접 때 미리 얘기를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